COVID-19 이후 교회의 예배는 전통적이라 할 수 있는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2000년이 넘는 교회의 역사에서 변하지 않았던 예배의 방식에 변화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신학적인 후속 작업이 필요하겠지만 교회의 일상적인 프렉티스 자체에 벌어진 변화는 이제 되돌릴 수 없게 되었다. 좋든 싫든, 동의하던 하지 않던 이것이 현실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기는 인류의 문명에 중대한 변화를 목도하는 역사적인 시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태어나고 의존하고 있던, 절대 멈추지 않고 절대 그 속도가 줄어들 것 같지 않았던 시스템이 정지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COVID-19 이전과 이후의 세계로 나뉘게 될 것이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많은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 교회와 예배, 예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온라인 교회는 더 이상 실험적인 모델이 아니게 되었다. 말 그대로 거의 모든 교회들이 온라인 교회가 되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변화의 물결은 쉽게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신학은 새로운 시대의 경험을 신학적으로 해석해 내야 한다. 그것이 화석화되어 죽어버리지 않은 살아있는 신학의 신성한 책무이다.
미국장로교회 PCUSA는 지난 3월 26일에 총회사무국 발로 권고사항(a new advisory opinion)을 발표했다. 총회 서기인 Rev. Dr. J. Herbert Nelson, II은 교회가 긴급한 상황에서 온라인이나 인터넷상의 성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Theology and Worship’ 디파트먼트에서는 미국장로교회의 헌법과 관련 문서들을 연구해서 이 변화에 대한 신학적인 뒷받침을 했다.
“In emergency circumstances there may be situations in which the pastoral needs of that moment require that the church take actions that run contrary to normal practice,” the statement reads. “During an emergency or a pandemic in which the church is unable to gather or advised not to gather in person for reasons of public health, a congregation’s session may determine that this includes observing communion online.”
미국장로교회 헌법은 당회가 일년에 적어도 4번(quarterly)은 성찬을 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총회서기는 당회가 성찬에 사용하는 성경말씀과 헌법의 신앙고백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그 신학적인 함의를 충분히 설명한 뒤 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것을 통해 당회는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를 성도들에게 알리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성례가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의 통로가 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나는 이 결정이 시대적으로 그리고 신학적으로 유효하고 타당하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성찬을 신학적으로 다르게 해석한다. 개신교에 속하는 장로교회에서는 성찬을 ‘기념’으로 이해한다. 바울 서신과 누가복음에 나온 ἀνάμνησις 기념의 개념이다. 그러나 기념은 단순한 ‘기억함’을 넘어서서 늘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에 참여하는 능동적인 경험의 과정이다. 그것이 성령의 활동을 통해 신앙의 공동체 안에서 가시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성례인 것이다. 성례에 참여하는 것은 그 자체가 영적이며 동시에 물질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물질적이라는 것이 행위가 일어나는 물리적인 ‘공간’이나 ‘시간’ 또는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빵과 포도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물질적이라함은 가시적으로 표현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지점 때문에 고민하는 것 같다. 미국장로교 헌법은 공간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하늘과 땅이 하나님께 속한 것이기에 우리는 어느 곳에서나 예배할 수 있다.” 하나님의 omnipresence, 편재성을 믿는다면 “하나님은 어느 한 장소에 한정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하나님을 우리의 공간의 이해와 개념 안에 가두려고 해서는 안된다. 초대교회 교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었고, 오히려 그리스도의 몸—하나님의 백성—이 모이는 것과 그리고 말씀 및 성례전 안에서 그들과 함께 하시는 그리스도의 임재였다.” 그리스도의 임재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 안에 일어난다. 교회라고 불리는 건물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닌 사람들의 관계를 부르는 말이다.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고, ‘사람들 사이’라는 말이다. 즉 관계성이 물리적인 공간에 우선한다.
이런 관점에서 Virtual Communion (온라인 성찬)은 미국장로교회의 헌법과 개신교 공통의 믿음에 반하지 않는다. 오히려 온라인 성찬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에 그 동안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하나님의 임재의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방식을 나와 당신의 생각의 틀 안에 가두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