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순간 매우 험난하고 어려운 경험을 함께 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촉발된 팬데믹은 우리 모두에게 슬픔과 아픔을 느끼게 만들었다. 인류가 함께 겪어내고 있는 코로나 19으로 인한 팬데믹의 경험을 각 종교들과 그 바운더리를 넘어서 존재하는 종교간(interfaith)의 레벨에서는 어떻게 답을 할 것인가. Institute of EcoCiv는 이러한 주제로 6명의 종교간(interfaith) 대화와 운동에서 잘 알려진 신학자와 활동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어지는 내용은 2020년 5월 5일 미국서부시간으로 오후 2시에 열린 Webinar의 내용을 가능한 주제별로 모아 정리한 것이다.
우리는 슬픔과 도전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간을 지나며 우리는 서로 더욱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고 있다. 우리가 신과의 연결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깨닫는 만큼, 우리는 서로 믿음의 모양을 떠나 인류로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또한 깨닫는다. 더불어 우리는 우리의 생명의 근원으로서의 지구를 다시 생각하고 리프레이밍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는 여러번 이번 팬데믹과 같은 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위기를 인류는 겪어 냈고 또한 그 위기를 통해 신을 묵상했다. 인류는 이러한 위기를 때로는 신의 테스트로서 받아들였다. 견뎌내기 어려운 과제를 통과하며 그 어려움 가운데서 신의 뜻을 찾으려 노력했다. 현명한 믿음의 사람들이 깨달은 것은 신은 하나의 문을 닫으며 다른 두 개의 문을 연다는 사실이다. 하나의 문이 닫힌다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세계가 종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두 개의 문이 열린다는 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가능성이 우리 앞에 당도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신은 우리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탐색해 나가기 원할지 모른다. 이것은 불확실성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팬데믹의 시대에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처럼 보인다. 하나의 문이 닫히듯이 우리가 알고 의지하던 옛 시스템은 이미 그 효용을 다한 듯 보인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어떤 사람들은 비이성적인 불안감만을 가지고 변화를 대한다. 두려움과 공포가 사람들을 엄습한다. 그러나 신의 뜻을 의지하는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종교인들은 팬데믹과 신의 분노 또는 신의 저주를 연결지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종교인들은 신으로부터 주어지는(우리에게 예속되어 있지 않은) 상상력을 발휘해 우리의 세계 안으로 들어오는 신적인 새로움의 놀라운 순간을 바라보아야 한다. 어쩌면 우리는 팬데믹을 통한 Great Awakening을 맞이하고 있는지 모른다. 우리가 갖는 희망은 현실과 동떨어진 신비로운 장미빛 상상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폐허를 바라보며 얻은 처절한 희망이어야 한다. 슬픔과 절망에서 피어난 희망을 함께 바라볼 수 있다면 인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This crisis is too good to be wasted. Let’s work for changes. Our world is on fire. How do we put out the fire and find a new normal.”
팬데믹을 통해 많은 종교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믿음의 커뮤니티로서 서로를 의지하고 힘을 북돋아 주며 긴밀한 관계를 맺던 기존 종교기관의 프렉티스를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방식으로 하기가 힘들어졌다. 믿음의 커뮤니티는 멤버들이 서로 주고받는 긴밀한 관계성에 기반하고 있다. 그 관계성이 예전 방식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경험을 통해 커뮤니티가 종교활동의 기반이 되는 많은 종교들에서는 커뮤니티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하고 있다. 종교 커뮤니티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기반을 되돌아보며 이 시대에 여전히 자신들의 존재가 사회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고 유효한 것인가를 묻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팬데믹 이후에 종교들이 크게 몰락할 것이라 말한다. 마치 흑사병 이후 중세 가톨릭 교회가 큰 타격을 받았듯이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가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이미 망가진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 이 팬데믹이 종식되더라도,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인류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지금까지의 길과 같은 길을 가려고 할지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교는 여전히 유효하다. 기독교는 마태복음 25장에 기반한 새로운 자각운동을 벌이고 있다. 배고픈 사람들을 돌보고, 사회의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며 그들과 연대하는 것이 종교의 사명이다. 우리는 종교가 갖는 사회적인 위치를 생각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과 홈리스들, 사회의 변두리로 내몰린 사람들이 이 위기에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어떻게 견디고 있으며 이 시간을 어떻게 지날 것인지를 종교인들은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 사회를 넘어서서 중국의 사람들, 아프리카의 사람들, 인도와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위기를 겪어내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 사회에 살고 있는 연약한 사람들, 특히 어린 아이들과 여인들이 어떠한 삶을 견뎌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그러한 어려움이 우리 자신을 대입해 생각할 수 없다면 우리는 실수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팬데믹의 시대에 라마단을 맞이했다. 이슬람 교인들은 새로운 시대의 라마단의 낯선 풍경에 당황해하고 있지만 길을 찾아나가려 애쓰고 있다. 서로 함께 모여서 기도를 할 수 없지만 공동체를 위한 기도를 드리며 모든 사람이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코란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Easy comes with the hardship.” 짧은 구절이지만 이것을 통해 우리는 이 모든 어려움의 결론과 해결, 그리고 위로가 어려움이 모두 끝난 뒤에 그것을 견딘 사람들에게 결론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과 함께 주어지는 것임을 알게된다. 우리는 슬픔을 애써 잊으려하거나 외면하지 않는다. 이 어려움과 함께 우리는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기회를 함께 얻었다. 신이 우리에게 부어주는 은혜를 우리는 이 어려움 가운데서 보아야 한다. 신은 우리에게 서로서로를 주었다. 하나의 마음으로 힘을 합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신의 사람들을 우리에게 준 것이다. 나에게 집중하거나 내 종교에만 집중하는 이기적이고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인류를 생각하고 더 나아가 모든 창조의 세계와 연대해야 한다. 종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연결’하는 일이다.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해내고, 홀로 떨어져있는 그룹과 사람들을 연결해 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서로 분절되어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겪는 슬픔과 아픔이 증오가 되어 서로를 향하지 않도록 그 슬픔을 함께 경험하고 신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깊은 연결성을 인류로서 함께 깨닫고 함께 대처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종교간(interfaith)의 관계 안에서 해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각자의 전통 안에서 어려움을 함께 이겨낼 수 있는 깊은 지혜를 찾아내야 한다. 종교간(interfaith) 커뮤니티는 우리에게 다가운 인류의 위기를 서로 연대하며 신과의 관계에 기반한 신뢰를 가지고 함께 이겨내야 한다. 종교간(interfaith) 관계를 위해 애쓰고 있는 국제적인 협력단체들이 코로나19이전에는 각자 자신의 신념들에 따라 일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협력하여 시너지를 내야한다. Religions for peace, Parliament of religions 과 같은 그룹들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함께 일하기 시작할 때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우리가 겪는 고통을 서로 나눌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일들을 통해 우리 모두 안에 있는 신의 모습을 발견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치유가 필요한 곳이다. 우리는 평화가 온 땅에 충만하기 원하고 정의가 우리의 사회 가운데 실현되기를 바란다. 팬데믹 상황에 접어들면서 우리는 그 동안 우리가 의지하고 있던 글로벌 경제 시스템이 서서히 멈추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가 의지하고 있던 시스템은 불평등하고 차별적이며 구조화된 착취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 신자유주의 경제 시스템은 사회의 변두리에 속한 사람들을 돌보지 않고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의 환경을 파괴하며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생태환경의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었다. 우리는 인류라는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코로나19이 종료된 이후에 이전 시스템으로의 복귀를 지양하고 New Normal로 우리 삶의 방향을 바꿔나가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가 지어낸 이야기라 이야기했고 환경파괴가 마치 필수불가결한 외부효과이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게 걱정할 일이 아니라 말하였다. 그러나 우리는 세계의 약탈적인 경제체제가 멈춘 이 시점에 다시 맑아진 하늘을 보고 있으며, 보이지 않던 산을 보게 되었다. 이산화탄소의 레벨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파괴되었던 자연 생태계가 스스로를 복구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고있다. 지금이 변화의 시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집안에 갇혀 지내는 쿼런틴을 겪는 동안 우리는 테크놀로지를 통해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의미있는 일들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는 기회도 갖게 되었다. 우리는 이런 시점에 함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는 영적인 가치들을 발견해야 한다. 우리가 속한 각 종교의 전통은 우리가 그 지혜를 끌어올 수 있는 깊은 샘물과도 같다.
Director of Ecological Civilization Korea, the Rev. Dongwoo Lee 정리
패널리스트
Tarun Jit Butalia: Professor at Ohio Univ.
Victor Kazanjian: Work with UN in peace network
Ruth Broy de Sharone: Interfaith leader, director
Milia Majeed: Interfaith Council in Los Angeles
Jeseph Prabhu: Indian theologian
Philip Clayton: Professor at Claremont School of Theology, President of Ecological Civiliz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