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8일과 9일 이틀동안 PPNK (Presbyterian Peace Network for Korea, 미국장로교한국평화네트워크)의 연례 컨퍼런스가 열렸다. 원래 캘리포니아의 말리부에서 예정 되었던 이번컨퍼런스는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에서 열렸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정회원들과 선교활동을 위해 해외에 있는 회원들이 모여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마음을 모으고, 기도하며, 서로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회원들간의 결속을 다졌다. PPNK는 평소에도 정기적으로 온라인 상에서 모임을 갖었기 때문에 비록 처음 갖는 온라인 컨퍼런스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순서가 부드럽게 잘 흘러갔다.
특별히 이번 컨퍼런스에는 미국 청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미국장로교회 파견 선교사로 한국에서 Presbyterian Church in the Republic of Korea (PROK), the National Council of Churches in Korea (NCCK), and the Presbyterian Church of Korea (PCK) 교단과의 관계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Kurt Esslinger 목사가 한국에서 진행하는 YAV (Young Adult Volunteers, 청년 자원 봉사 프로그램) 에 참여했던 4명의 청년들이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이 청년들은 한국에서 6개월에서 1년간을 지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국의 현실과 역사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었고, 기독교인으로서 한국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도움을 되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미국에서 평화 운동가로 널리 알려지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Hyun Lee 씨가 ‘Building our shared knowledge base session I’ 순서를 맡아 “Armistice to peace” Ending 70 year old Korean War.’ 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Hyun Lee 씨는 Women Corss DMZ 행사와 Korea Peace Now 라는 평화단체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Hyun Lee 씨의 강의는 왜 한반도가 지금과 같이분열되어 있는지에 대해 역사적인 자료를 활용하여 자세하고 간결하게 설명하고 한국과 미국그리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적인 정세와 다이나믹에 대해서도 중요한 부분을 짚어주었다. 그다이나믹 속에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었고어떻게 해야 평화를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을 나누어 주었다. 길지 않은 시간에 무거운 주제를 잘 풀어내어 설명해주었던 혜안이 돋보이는 강의였다.
첫번째 날의 다른 순서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예배하고 기도하는 시간과 전국과 해외에 흩어져 살고 있는 회원들의 생각과 경험 그리고 삶을 나누는데 집중되어 있었다.
두번째 날은 최근 타계한 PPNK의 창립멤버이자 LA 지역에서 평화주의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던 Howard Kim 목사를 기리는 추모예배로 시작했다. 김목사가 삶을 통해서 보여준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평화를 위한 의지와 활동을 모든 회원들이 기억하며 그가 남긴 유산을 PPNK의 활동안에서 이어나가자는 굳은 다짐을 하며 그 시간을 마무리 하였다.
이어서 PPNK의 주요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Rev. Unzu Lee, Rev. Martin Han, and Rev. Jieun Kim 세 명의 목회자들이 미국장로교회의 파송을 받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선교 Liaison으로 가게 된 것을 축하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이 세명의 선교사는 PPNK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아시아 지역에서 여러 단체들과 관계를 맺으며 평화운동을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에 베이스를 두고 아시아 지역을 아우르며 활동하는 만큼 평화 운동을 위해 애쓰는 교단과 단체들과의 새로운 관계맺음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일을 기대하고 있다.
‘Building our shared knowledge base session II’ 순서는 각자 편하게 사용하는 언어로 분류하여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진행되는 두 개의 선택 강의 시간이 있었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강의는 사회학을 전공한 김동수 박사의 ‘반공신학에서 평화신학으로, Anti-Communist Theology to Peace Theology’ 맡아서 진행하였다. 김동수 박사는 조선 말의 상황과 일본제국주의 식민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해방직후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 주었다. 남과 북의 체제가 나뉘어진 근본적인 원인과 당시 강대국들의 관계를 잘 연계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이미 역사에 박제되어 버린 공산주의의 망령에 더 이상 사로잡히지 말고 평화의 신학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발전적인 전망을 나누었다.
영어로 진행된 선택 강의는 Kurt Esslinger 목사가 강사로 나섰다. Kurt 목사는 ‘Understanding the Seeds of Division to Plant the Seeds of Reconciliation’ 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한국에서의 경험과신학적인 견해를 밝혔다. 2013년부터 한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Kurt 목사는 한국이 겪고 있는 분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화해와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것을 강조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Peace Circle 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시험적으로 도입했다. Peace Circle은 5-6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작은 모임으로 컨퍼런스 기간 동안 회원들이 깊게 사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단위로 역할을 했다. Peace Circle은 컨퍼런스가 끝난 뒤에도 회원들간의 원활한 소통과 친밀한 관계를 쌓아 나가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함께 생각을 발전시켜 PPNK 전체의 아이디어로 제공할 수도 있고 소규모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등의 열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폐회예배는 이번에 새롭게 참여한 청년 4명의 인도로 진행되었다. 마치 PPNK의 미래가 새로운 세대의 손으로 넘어가 한국인과 전쟁을 기억하는 세대의 운동을 넘어서서 모든 국적과 인종의사람들이 공감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세계적인 평화와 화해의 운동으로 전환되는것을 함의하는 듯 했다. PPNK의 활동은 미국장로교회와 교계 안에만 갇혀있는 것이 아닌 평화를 위해 뜻과 노력을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연계를 통해 확장되어 나가리라 생각한다. 결국 평화를 향한 염원과 그것을 이루려는 노력은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인류의 공적인 아젠다일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이 이 땅에서 이룰 수 있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이기도 하다.
평화여 어서 오라!
글 이동우 목사, Co-Convener of PP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