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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중앙일보칼럼 교회와 공공성 ‘온택트(ontact)’ 시대 한인교회의 역할

  • Post category:Medi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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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26일 미주중앙일보 Los Angeles 기사

2020년은 모두에게 힘든 한해였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Black Lives Matter, 흑인인권운동과 COVID19 팬데믹 이슈가 가장 크게 기억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신학도 진공상태에서는 존재할 수 없듯이, 교회 역시 교회의콘텍스트인 사회와 동떨어져서는 존재할 수 없다. 한인개신교회는 몸 담고 사는 사회의 중대한 시대적 이슈들에 대해 어떠한 답을 내놓아야 할지 숙고해야만 한다. 언제나 그렇듯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코비드19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서 많은 오프라인 활동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었다.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운동, 미술관, 뮤지컬, 콘서트 등의 활동조차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언택트 (Untact) 시대에 교회의 모든 활동은 필연적으로 온라인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은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교회 여러 활동들을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것이 아니다. 교회의 목회가 근본적으로 온택트 (Ontact) 방식으로 전환되어야한다. 온택트는 ‘연결’을 의미하는 컨택트 (Contact)와 온라인 (On-line)의 합성용어로, 디지털 방식으로 연결된 상태를 의미하는 새로운 개념이다. 비대면 시대에도 여전히 서로 연결되고자 하는 인간의 열망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이러한 열망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서로 접촉하길 좋아하고, 어려움이 닥칠 땐 더욱 그렇다…. 서로 돕고 고통을 함께 나누기 위해 모이기 마련이다.” 서로 연결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적인 욕망은 인간을 인간답게 할 뿐 아니라 지금의 문명을 이뤄낸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코비드19 시대에 이러한 욕망은 오히려 서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인 교회는 주요 위험군 중 하나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교회는 온택트 방식으로 재해석 되고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세상과 구별되지만 세상속에서 세상을 살리며 함께 가야 하기 때문이다. 

온택트 문화가 주도하는 뉴노멀은 2021년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사회의 가장 중요한 핵심개념이 될 것이다. 그러나 뉴노멀 시대에도 우리는 여전히 구조적인 인종차별 문제와 경제적 양극화로 인한 사회 분리 현상을 경험할 것이고, 혐오와배제의 언어는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더욱 악화시킬 힘을 여전히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뉴노멀의 세상에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인간 소외 현상을 가속시킬 수 있다. 특히, 온택트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과 사회의 하위 계층들이 겪게 될 소외와 비인간화 현상은 이전의 것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간극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사회에 내재해 있는 인종갈등과 차별은 경제적 어려움과 맞물려 심각한 구조적 문제들을 양산할 수 있다. 교회는 바로 이 소용돌이의 한 가운데 존재한다. 

그러나 여전히 희망이 있다. BLM, 흑인인권운동은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점철된 팬데믹 상황에서 한인이민교회가 어떤응답을 해야 할지 알려준다. 미국 사회에 만연한 인종차별과 그로 인한 구조적 문제는 교회가 외면해야 할 정치적 이슈가아닌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는 이웃사랑의 명령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한인이민교회들은 이민자로서 뉴노멀의 세상에서기존 교회들이 따르지 못하고 있는 시대적 소명을 받아 미국의 뿌리깊은 차별의 역사와 문화를 바꾸어 나가는 일을 실행하는 백신과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한인이민교회는 암울하기만한 시대적 전망을 뛰어넘어 온택트 방식으로 교회를 이뤄가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어려움과 아픔을 여러 번 극복해온 한인이민역사는 이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절의 핵심 메시지는 ‘하나님께서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누구도 이전에 상상하지못했던 방식으로 우리를 구원하신다.’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오신 것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늘세상을 새롭게 하시는 분이시고, 결국은 고집스러운 우리를 통해 서로를 사랑하고 돌보도록 설득하면서 구원을 이루어가는 분임을 기억해야 한다. 팬데믹 시대에도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도 언제나 우리 모두와 함께 하시고 늘 새로운 일을만들어가시는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 이전의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새로운 시대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가야하는 일은 두려운 일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늘 교회안에 새로운 일들을 창조해 가시는 분임을 신뢰하며 이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품어 안고 새로운 방식으로 뉴노멀을 맞이하기를 기원한다. 

Director of EcoCiv Korea (EcoCiv.org)

The Rev. Dongwoo Lee, PhD Candid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