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currently viewing 세상을 바꿀 노 신학자의 거대한 편지

세상을 바꿀 노 신학자의 거대한 편지

얼마전 나의 선생님이신 존 캅 박사님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올해 96세이신 나의 선생님은 본인이 쓴 편지를 한국어로 번역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한국에 있는 독자들이나 학생들에게 쓰신 편지려니 생각하고 열어보니, 편지를 받는 사람이 무려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었습니다. 편지 앞 부분에는 미국 워싱턴 D.C. 의 백악관 주소와 중국 베이징 주소가 써있었습니다. 나의 선생님께서는 평생을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셨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위기와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팬데믹으로 인한 인류 문명의 위기 앞에서 노신학자께서는 지구상의 가장 강력한 두 국가의 수장에게 세상을 바꿀 거대한 편지를 쓰셨습니다. 이 편지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친애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에게

지구의 거주가능성은 더 이상 당연한 일로 여겨질 수 없습니다. 두 분 모두 미래에 대한 심각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오셨고, 또 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두 분께서는 우리 모두를 상상할 수 없는 재앙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역사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하셨습니다. 두분께서 만드신 새로운 가능성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2차 세계대전과 일본 주둔 시기에 3년 반 동안 미군에서 복무했습니다. 저는 1960년대 후반 현대 세계의 자멸적 관행에 눈뜨고 세계를 대재앙으로 몰아가고 있는 개인주의적 물질주의와 군국주의적 민족주의를 만물의 상호관계에 대한 이해로 대체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서로에 대한 의존을 인식하는 것은 우리 모두를 공동의 이익을 위해 일하도록 부르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 학술 아카데미의 회원입니다. 이제 96살이 된 저는 다섯 손자와 일곱 명의 증손자가 마주하고 있는 미래 때문에 괴롭습니다. 

70년대 초반부터 저는 생태 위기에 관한 여러 컨퍼런스를 이끌었고, 그 중에는 중국인들을 위한 컨퍼런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컨퍼런스는 2015년에 열린 “대안을 찾기: “생태 문명을 향해” (Seizing an Alternative: Toward an Ecological Civilization)였습니다. 이 컨퍼런스에 총 참가자 2000명 중 300명이 중국에서 왔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50여 권의 책을 출판 했습니다. 1970년에 저는 “이제 너무 늦었습니까?(Is It Too Late)”라는 제목의 작은 책을 썼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깊은 아픔을 안고 지켜보아 왔습니다. 이제 저는 우려하는 수백만의 사람들을 대신해서 두 분께 말씀드립니다. 그들은 두 분이 우리의 희망을 회복시켜 주신 것에 고마워하고 있고, 두 분께서 성취한 것을 바탕으로 더 발전해 나가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주석님, 주석께서는 중국이 생태문명 국가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약속은 위에서 언급한 컨퍼런스 제목에 영감을 불어 넣었습니다. 중국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 진전이 놀랍습니다. 주석께서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경제 성장에 기여한 것과 더불어 얼마나 환경적 요인들을 개선했느냐를 기준으로 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석께서는 극심한 가난을 극복하였습니다. 주석께서는 중국의 인구 증가를 끝맺었습니다. 주석께서는 농촌 마을들을 변화, 발전시키고 있고, 시골을 떠나 도시로 오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시골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주석께서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부족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석탄 사용을 줄이고 있습니다. 주석께서는 다른 나라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님, 기후변화가 문명을 파괴하기 전에 그것을 멈추겠다는 대통령님의 약속은 말과 행동 모두에서 명확하게 보입니다. 유엔 연설에서, 대통령께서는 이 일을 최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자국에서 하는 조치에서, 대통령께서는 약속을 잘 이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국민들과 그들의 정부가 전 지구적인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루지 않는 한 우리 모두는 끔찍한 고통을 겪을 것이라는 것을 대통령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대통령께서는 미국이 전 세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함과 동시에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관계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러한 파트너십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다른 문제들에 대한 논란을 제쳐두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는 그러한 모든 협력관계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중국이라는 것을 알고 있고 함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중국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전 세계가 두 분에게 빚을 졌습니다. 하지만 두 분이 만들어 낸 놀라운 가능성을 방해할 또 다른 정책과 공약이 수립될 수 있다는 심각한 위험이 존재합니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을 제1의 적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이것은 쓸 데 없는 과장이 아닙니다. 미국의 외교정책, 군사정책, 심지어 금융정책까지 이 적대국 선언에 영향을 받습니다. 중국이 자신을 주적으로 취급하는 국가와 진심으로 협력하는 데 필요한 신뢰를 갖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국가들은 많은 주제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여전히 서로를 존중하고 함께 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미국이 홍콩이나 티베트에 대한 중국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를 원한다면 적으로서 요구하는 것보다 친구로서 제안을 할 때 중국이 그렇게 변할 가능성이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세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것은 세계의 구원을 위해 협력하는 상황 속에서 미국이 중국에 우정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님, 주석께서 중국을 여러분을 적으로 취급하는 국가와 진심으로 협력할 수 없다는 점을 우리가 이해하지만, 지구를 위해서라도 바이든 대통령 측의 우호적인 제스처에 응해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많은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뿌리 깊은 편견과 의혹을 마주하여 그 특성을 갑자기 바꾸거나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어쩌면 그토록 절실한 우호관계는 직접 만날 때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호관계를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기보다는 만남의 결과로 우호관계를 바라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나머지 국가들이 협력해야만 합니다. 두 분이 함께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두 분이 문명을 구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면 다른 나라들도 그것에 동참할 것입니다. 만약 두 분이 패권을 갖기 위한 경쟁에 계속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면 다른 어느 누구도 긍적적인 변화를 위한 시도를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인류 문명의 운명이 두 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을 투영할 수 있는 적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 중 일부는 우리 모두가 재앙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들은 과거의 적과 협력하는 두 분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고, 두 분을 맹렬히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두 분이 마치 영웅처럼 용감해 지기를 부탁합니다. 우리가 공유하는 대의는 우리 모두를 넘어서는 초월적인 것입니다. 오직 두 분만이 우릴 이끌 수 있습니다.

깊은 진심을 담아, 

존 캅 John B. Cobb Jr.

한국생태문명연구소 디렉터 이동우 번역 (정희영, 변건율 도움)

Translated by Dongwoo Lee, Director of Ecological Civilization Korea

존캅 박사님의 영문 편지보기